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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로 이모저모

[광남일보] 충장22, 만남의 장소로 각인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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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충장22문화사업단
댓글 0건 조회 89회 작성일 23-06-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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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학창시절, 광주로 이사를 와 신기했던 게 ‘시내에서 보자’고 하면 충장로에 있던 광주우체국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충장로에서 약속을 잡을 때면 당연히 그 앞 계단에서 만났다. 장소를 정하지 않은 날에도 역시나 였다. 계단에 서있다 보면 아는 얼굴을 꼭 만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광주우체국은 광주 충장로 우체국으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곳은 광주사람이면 공통되게 아는 상징적인 장소로 기억된다.

한동안 잊고 살았으나 최근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달 초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복합문화공간 ‘충장22’에서다. 몇달 전 충장로5가에 위치한 한복점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 기사가 실린 신문을 전달하러 가게에 들렀는데 불만 켜져 있고 주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주인장의 행방을 물을 겸 그 옆 귀금속 가게에 가봤는데 거기도 똑같았다. 혹시나 하고 충장22에 가보니 그 뿐만 아니라 일대 상점 주인 몇몇이 둘러 앉아 있었다. 이들 역시 약속하지 않고 그곳에서 만났다고 한다. 들고 간 신문을 전달하자 앉아 있던 상인들이 통성명에 이어 각각 무슨 가게를 운영하는지, 언제 충장로에 터를 잡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충장22에서 열리고 있는 어반스케치전과 청년미술제도 보고 가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문화플랫폼의 핵심이 콘텐츠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유성·차별성으로 무장한 콘텐츠가 문화플랫폼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러나 그 전에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장소가 되는 게 먼저다. 특히 그 동네 주민들.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으면 그곳이 시민사랑방이 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

이달부터 사단법인 대동문화재단이 광주 동구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으면서 충장22가 새 전환을 맞은 가운데 얼마 전 열린 비전 선포식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충장22는 행사가 열리는 하루만 붐비는 공간이 아니라 늘 충장로 상인과 일대 시민들의 실질적인 선택을 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옛 광주우체국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충장22가 충장로5가 만남의 장소로 각인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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