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색으로 떠나는 예술 순례…오수경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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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등을 방문해 깨달음을 얻은 이들을 일컬어 순례자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역사에는 순례자들이 적지 않았다.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까지 갔던 현장법사 등이 대표적이다.
오수경 작가가 ‘필그림 Pilgrim-순례자’를 주제로 전시를 연다.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충장22 갤러리와 카페.
전시실에 들어서서 마주한 그림은 무엇보다 색채가 이색적이다. 일반적인 색감과는 다른 동양과 서양이 혼재된 느낌의 색이랄까, 그림들이 발하는 분위기가 신비로우면서도 단아하다. 아마도 작가는 색채를 매개로 예술이라는 순례를 깊고 다채롭게 표현한 것 같다.
오 작가는 “고대 실크로드에서 일어났던 ‘탈지역적 교류’가 이번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며 “역사 속의 순례자를 나와 동일시해서 색감이나 구도 등 면에서 동아시아를 아우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서양 중심 그리고 한국 중심을 벗어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몰두했다. ‘탈 지역적 교류’ 등을 사유에 중심에 두고 이를 형상화하는 작업을 전개한 것. 고대 실크로드에서 일어났던 교류를 재현한다는 생각이 오늘의 작품에까지 이르렀다.
눈에 띄는 작품은 ‘수처작주’(Wherever You Are). 어디에 있든 주인이 되라(隨處作主)는 뜻을 제목으로 삼은 뜻이 깊고 오묘하다. 화면을 메운 그림은 비파나무로, 작은 열매에 비해 커다란 잎이 대조적이다. 작가가 굳이 비파나무를 수처작주에 연계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흔히 볼 수 없는 나무인데다 열매도 작지만, 미려하면서도 신비한 색감과 형태가 심미적인 감성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황적색 바탕에 적색 반점이 있는 범부채 꽃 그림도 눈길을 끈다. 쥘 부채 모양도 그렇지만 색감이 주는 아우라가 고대 실크로드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서구와 인도, 로마 등 동서양이 교묘하게 융합된 아우라가 배어나온다. 작가의 내면 언저리에 드리워진 고대의 풍경과 작품으로 발현된 색감, 형태의 삼각관계가 흥미롭다.
오 작가는 “앞으로도 5~6년간은 이 같은 맥락의 작업을 지속할 생각”이라며 “일종의 ‘프로젝트성 작업’인데, 이를 통해 저만의 색이랄까 저만의 예술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 작가는 이화여대 서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롯데갤러리 전시 등 지금까지 12회 개인전과 10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서울을 비롯한 광주 아트페어 등에 참가했으며 이화여대와 전남대, 광주교대 등에 출강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수경 작가가 ‘필그림 Pilgrim-순례자’를 주제로 전시를 연다.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충장22 갤러리와 카페.
전시실에 들어서서 마주한 그림은 무엇보다 색채가 이색적이다. 일반적인 색감과는 다른 동양과 서양이 혼재된 느낌의 색이랄까, 그림들이 발하는 분위기가 신비로우면서도 단아하다. 아마도 작가는 색채를 매개로 예술이라는 순례를 깊고 다채롭게 표현한 것 같다.
오 작가는 “고대 실크로드에서 일어났던 ‘탈지역적 교류’가 이번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며 “역사 속의 순례자를 나와 동일시해서 색감이나 구도 등 면에서 동아시아를 아우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서양 중심 그리고 한국 중심을 벗어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몰두했다. ‘탈 지역적 교류’ 등을 사유에 중심에 두고 이를 형상화하는 작업을 전개한 것. 고대 실크로드에서 일어났던 교류를 재현한다는 생각이 오늘의 작품에까지 이르렀다.
눈에 띄는 작품은 ‘수처작주’(Wherever You Are). 어디에 있든 주인이 되라(隨處作主)는 뜻을 제목으로 삼은 뜻이 깊고 오묘하다. 화면을 메운 그림은 비파나무로, 작은 열매에 비해 커다란 잎이 대조적이다. 작가가 굳이 비파나무를 수처작주에 연계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흔히 볼 수 없는 나무인데다 열매도 작지만, 미려하면서도 신비한 색감과 형태가 심미적인 감성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황적색 바탕에 적색 반점이 있는 범부채 꽃 그림도 눈길을 끈다. 쥘 부채 모양도 그렇지만 색감이 주는 아우라가 고대 실크로드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서구와 인도, 로마 등 동서양이 교묘하게 융합된 아우라가 배어나온다. 작가의 내면 언저리에 드리워진 고대의 풍경과 작품으로 발현된 색감, 형태의 삼각관계가 흥미롭다.
오 작가는 “앞으로도 5~6년간은 이 같은 맥락의 작업을 지속할 생각”이라며 “일종의 ‘프로젝트성 작업’인데, 이를 통해 저만의 색이랄까 저만의 예술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 작가는 이화여대 서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롯데갤러리 전시 등 지금까지 12회 개인전과 10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서울을 비롯한 광주 아트페어 등에 참가했으며 이화여대와 전남대, 광주교대 등에 출강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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